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대만

 

 

 강해지는 중국 압박, 커지는 대만 독립 목소리

"대만은 작은 문제다. 현재 우리는 대만 없이도 살 수 있으니 100년 뒤에나 거론하자."

 

1972년 2월 21일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손을 맞잡으며 마오쩌둥 중국 주석이 한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 100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불과 48년 만에 대만해협을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중국과 대만은 살얼음판 대치 상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만에서 '독립'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고, 중국 역히 대만 독립을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드는 큰 문제로 보면서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월 대만을 '일국양제' 방식으로 통일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무력 사용도 가능하다는 강경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최근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벌이고, 전투기와 함정 등을 동원해 실질적인 경계인 대만 해협 중간선을 수차례 침범하며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압박을 진행 중인 중국의 의도와 달리 대만에서는 '중국 포비아(공포증)'만 더 커지며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만 치이잉원, 중국에 '절제' 촉구

대만 일대에서 중국과 대만 간, 중국과 미국 간의 군사적 대립 수위가 크게 높아진 가운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실제로 무력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며 중국에 '절제'를 촉구했습니다.

 

28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최근 주최한 '인도·태평양 지도자와 대화' 프로그램에 보낸 축사 및 서면 질의 답변을 통해 "지역 내 군사 활동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우리는 총을 닦다가 쏘는 일이 있을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차이 총통은 "관련된 각 측이 반드시 신중해야만 중국과 대만의 충돌 발생을 피할 수 있다"며 중국의 자제 유지가 '대국'으로서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평화,대등,민주,대화라는 대중 관계의 4항 원칙을 재차 강조하면서 중국이 반드시 대만 무력 통일 위협을 거둬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차이 총통의 이와 같은 발언은 남중국해와 더불어 대만해협이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미중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경쟁적으로 군함, 군용기를 대거 투입하면서 노골적인 힘의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마치 대만 섬을 포위하듯이 대만 남쪽과 북쪽 바다에서 동시에 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대만을 겨냥한 군사 활동의 반도와 강도를 모두 높이고 있습니다.

 

1979년 미국과 대만의 단교 후 미국 최고위급 인사인 엘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한 지난 10일에는 중국 전토기가 중국과 대만 간 실질적인 경계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하는 일도 벌어지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만에서는 최근 들어 중국의 군사 공격에 대한 우려가 부쩍 커진 상태입니다. 최근 대만 군 당국은 실제 무력 충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각 군에 중국군을 선제공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최근 양안(중국과 대만) 간에 전쟁이 벌어지면 미국이 개입하기도 전에 끝난다는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의 공개 강연 발언을 놓고 대만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대만, 미국을 등에 업고 정상 국가 노린다

갈수록 심해지는 미중 간의 갈등도 중국으로부터의 독립과 더불어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대만으로서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본토와 인접한 상태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한가운데 위치한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해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과 밀착해 자신들의 외교와 안보적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이죠.

 

 

이 같은 흐름을 완성시킬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최근 차이잉원 총통이 공식 제안한 '미국·대만 FTA'입니다. 세계 최고 규모인 미국 시장을 대만이 확보함으로써 더 이상 중국 경제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중국의 반발에 망설이던 미국도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FTA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대만의 경제적 독립 완성도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