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과 경제대화 나서며 '하나의 중국' 흔든다
미국, 중국 보란듯 '하나의 중국' 흔들기 시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집단학살(genocide)'로 규정하며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소수민족 문제를 정면으로 부각하면서 대 중국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화상포럼에서 "대만과 양자 경제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중국의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만과 유대를 강화하고 지원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대만이 중국 공산당의 압력, 위협, 무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계속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반도체, 헬스케어, 에너지 같은 최첨단 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대만과 경제 협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달에는 엘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했습니다.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대만을 방문한 미 최고위급 인사입니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 이후 중국이 주장해온 '하나의 중국'원칙을 인정해 그동안 대만과 단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부터 무기 판매 확대를 비롯한 대만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되 사실상 그 핵심 내용에 대대적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또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위구르족에 대한 수용소 억류 및 고문 등을 '집단 학살'로 규정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보스니아(1993년), 르완다(1994년), 이라크(1995년), 수단 다르프르(2004)년, 수니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장악지역(2015~2017년) 등에서 벌어진 '인종청소형 대규모 살해'에 대해서만 학살 용어를 썼습니다. 따라서 이는 '인권 후진국' 평가에 민감해하는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상승을 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모두 대중 압박을 선거승리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양국 갈등을 고조시키는 요인입니다. 바이든 후보 역시 "중국이 100만 명에 가까운 위구르 무슬림을 억류한 것은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 사태 중 하나"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중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이 했씁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은 이달 1일부터 네이멍구자치구의 몽골족 초·중등학생들에게 언어, 정치, 역사 등 3개 과목을 몽골어가 아닌 중국어로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반발한 몽골인 학생과 학부모 수천 명이 자치고 곳곳의 도시에서 항의 시위에 나섰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있습니다. 네이멍구 인구 2500만여 명의 약 20%가 참여한 이날 시위는 2011년 한족 운전기사에 의한 몽골족 2명 살해 사건에 따른 대규모 시위 이후 최대입니다. 중국은 티베트족이 티베트어와 티베트 불교를 숭상하는 것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하나의 중국' 흔드는 미국에 '불법행위 중단'하라 반발
미국이 대만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미국이 국교 관계가 없는 대만과 경제 논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며, 이는 그동안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이 무력화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미국의 이 같은 발언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28일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와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허가 방침을 발표해 대만 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만은 성장 촉진제 락토파민을 사용한 미국산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입을 금지해 왔습니다.
이에 차이 총통은 미국과 경제협력 강화로 대만 내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게 됐습니다. 또 경제협력대화 채널이 본격 가동되면 미국-대만 간 자유무역협정(FTA) 성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미국-대만 FTA를 원해왔던 대만의 입장에선 환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국제사회에서 FTA는 사실성 경제를 매개로 한 동맹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미·중 관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가까워지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대만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되는 '불법 행위'이며 미국은 대만과의 모든 형태의 공식적 교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중국의 반발에도 미국과 대만의 교류는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중국이 보복에 나설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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