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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벤플리트상 수상소감에 中 "국가존엄을 무시했다" 억지

BTS 벤플리트상 수상소감에 中 "국가존엄을 무시했다" 억지



BTS '한국전쟁 발언'에 中누리꾼 격앙

중국 일부 팬들이 방탄소년단(BTS)의 발언을 왜곡해 "국가존엄을 무시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치열한 패권전쟁 속에 올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은 중국 내 과열된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지적입니다. 


BTS는 7일(현지 시간)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2020 벤플리트상 (2020 Van Fleet Award)'을 받았습니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측에 따르면, BTS는 음악과 메시지를 통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BTS 수상 소감 가운데 한국전쟁 관련 내용이 중국 여론을 자극했습니다. 당시 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벤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 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은 '양국'이라는 표현은 '한국과 미국'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한국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무시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일부 중국어 번역본에 실제 수상 소감에 없는 '조선반도 전쟁의 교전 쌍방', '군인들의 고통'이라는 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미 여론을 부채질했습니다. 


중국의 일부 누리꾼은 수상 소감 중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 특히 분노를 표출했고, 이에 대한 반발로 BTS 팬클럽인 '아미' 탈퇴를 선언했으며 관련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 조짐까지 보이는 등 중국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12일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유명 글로벌 아이돌 BTS의 정치적 발언에 중국 네티즌이 분노하고 있다. BTS가 과거 대만을 국가로 일컬었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텅쉰왕은 "BTS의 수상 소감은 미국의 침략과 아시아에 대한 간섭을 무시하는 발언이며 희생된 중국의 선역들이 겪은 쓰라린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한국전쟁을 '항미원조전쟁'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조선(북한)을 도와 한반도에서 미국을 격퇴했다는 의미입니다. 오는 25일은 꼭 70년 전 중공군이 압록강을 건너 한국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날입니다.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중공군은 100만명이 넘습니다. 최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은 애국주의·영웅주의·고난극복의 의미를 담아 당시 상황을 담은 온갖 선전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해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습니다. 


중국 황당 불매, BTS 삼성폰, 중국 온라인몰서 사라졌다

다른 누리꾼은 "중국 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BTS에게 줬는데 이게 뭐냐, BTS가 항미원조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논란이 인 뒤 지난 7월 출시돼 판매 중인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이 판매를 중지했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삼성 차이나 사이트에서 BTS 에디션이 여전히 남아 있는 화면을 캡쳐해 올리면서 "삼성은 이 폰을 깨끗이 처리하라"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베이징 현대차와 휠라(FILA)에서도 BTS 관련 웨이보 게시물이 사라지는 등 중국 내 사업 손실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온라인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으로 가득채웠습니다. 


BTS의 한국전쟁 발언은 이날 웨이보 핫이슈에 올랐다가 사안의 민감성이 고려된 듯 갑자기 검색 순위에서 사라졌습니다. 베이징의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미 한한령(限韓令)으로 한국 연예인의 중국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BTS의 발언에 중국 네티즌들이 민감해하는 것은 그만큼 숨겨진 팬들이 많다는 방증이며 그럼에도 이런 움직임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당시 중국의 보복을 연상케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벤플리트상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제임스 벤플리트 (James A. Van Fleet) 미 8군 사령관을 기리기 위해 1995년부터 매년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총회에서 수여하고 있습니다. 한미관계 증진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가 대상입니다



역대 수상자로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2000년), 헨리 키신저전 미국 국무장관(2009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2017년), 등이 있습니다. 한국인으로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2004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2006년), 김대중 전 대통령(2007년),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2009년)이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