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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보다 정치권에서 난리인 BTS 병역 구하기

아미보다 정치권에서 난리인 BTS 병역 구하기



정치권의 BTS 병역 구하기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에게 병역 특례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해 연일 떠들썩합니다. 그는 6일에도 <문화방성>(MBC)라디오에 출연해 "(축구선수) 손흥민은 되는데 왜 BTS는 안 되냐"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새롭게 제기된 것이 아닙니다. 방탄소년단이 대중음악 역사를 새로 쓸 때마다 제기됐습니다. 이번 발언은 지난달 29일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과 '빌보드 글러벌 200'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고, 지난 5일 'DNA'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11억 뷰를 돌파했다는 세계적으로도 전무한 기록과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노 최고위원은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BTS는 빌보드 1위로 1조 7,000억원의 경제 파급효과를 냈고, 한류 전파와 국위 선양 가치는 추정조차 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BTS의 병역특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어진 사명이지만, 모두가 반드시 총을 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현재 전문연구요원,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제가 있지만, BTS 같은 대중문화예술은 안 된다. 그러나 한류야말로 미래 국가전략산업이고, 예술체육 분야가 문화 창달과 국위 선양 측면에서 혜택받으면 BTS야말로 당사자가 돼야 한다. 객관성, 공정성이 우려되면 여러 전문가로 이뤄진 문화예술공적심의위를 꾸려서 판단하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 최고위원의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그 업적에도 불구하고 이제 곧 군대에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체육인은 올림픽에서 3위 이상 입상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1위를 차지하면 병역 특례 기준에 해당합니다. 순수예술인은 국제예술경연 대회에서 2위 이상, 국내예술경연대회에서 1위에 오르면 그렇습니다. 이들은 4주 기초 군사 훈련 후 34개월간 관련 분야에서 근무하고 544시간 특기를 활용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문화예술인에게는 이러한 병역특례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멤버들이 군대를 미루는 것 또한 불가합니다. 현행 병역법 60조에 따르면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 연수기관에서 정해진 과정을 이수 중에 있는 사람, 국위선양을 위한 체육 분야 우수자에 한해 최장 만 28세까지 입영 연기를 허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멤버 가운데 최연장자인 '진'은 현행 병역법상 내년 말까지 무조건 입대해야 합니다. 이후 1993년생인 '슈가'와 1994년생인 'RM'과 '제이홉', 1997년생 막내 '정국'이 제대하기까지 팬들은 BTS 완전체를 볼 수 없습니다. 



가요계, "아이돌도 체육인과 같은 기준 원해"

사실 가요계에서는 이전부터 병역 특례 혹은 연기에 대한 요청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화려한 군무 등 댄스를 기반으로 하는 K팝의 특성상 활동 시기가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체육인 못지않게 아이돌 그룹 역시 활동을 왕성하게 할 수 있는 적령기가 있다. 현빈이나 공유 같은 연기자는 2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이나 비슷한 역할을 맡지만, 아이돌은 그렇지 않다. 특별 대우가 아니라 우리도 국위 선양에 도움을 주고 있으니 체육인처럼 올림픽 성적 같은 객관적 근거를 만들어 공평하게 적용해주면 좋겠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도 몇 차례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제대 후 인기가 예전만 못한 가수들의 사례가 그렇지 않은 사례보다 훨씬 많은 점도 우려스럽습니다. 똑같은 예술을 하는데도 순수예술인은 되고 대중예술인은 안 된다는 차별 논란도 있습니다. 실제로 2PM, 빅뱅, 하이라이트 등 한때 인기 정상을 달리던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입대 전후 활동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부 멤버의 일탈 행위도 영향을 줬지만, 군대가 커다란 분기점이 된다는 게 기획사 측의 주장입니다. 



한편, 1992년생으로 '진'과 동갑인 손흥민 선수는 요즘 펄펄 날고 있습니다. 올 시즌 리그 네 경기만에 여섯 골을 폭발시키며 '빅리그 100골'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대선배 차범근의 기록을 넘어선 기록으로 그야말로 전성기를 구가한다는 평입니다. 현지 중계진은 손흥민이 골을 넣을 때 "South Korea"를 외쳐댑니다. 


이 시점에서 2년 전 일을 생각하면 다시금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대한민국은 일본과 연장까지 가며 고전했습니다. 연방 전반에 이승우와 황희찬이 골을 넣지 못했다면, 일본이 한 골을 더 넣었더라면 지금의 손흥민은 없습니다. 그때 대한민국이 패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손흥민은 지금쯤 이렇게 외칠 것입니다. "충성! 병장 손흥민 전역을 신고합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에게는 이렇게 가슴을 쓸어내릴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정치인, BTS 특수 노리나" 불만도 나와

BTS에 대한 국민적 열광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BTS 병역 특혜 시도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도 많습니다. 정작 BTS 측은 요청한 적이 없는데 이들의 높은 인기에 편승해 '정치적 장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흔쾌히 입대하겠다고 수차례에 걸쳐 밝힌 적 있으며, BTS 팬클럽 '아미' 측은 2018년 병역 특혜를 주장한 정치인의 페이스북에 "BTS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아미는 군 면제를 원한다고 한 적이 없다"등의 댓글을 달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또 5일과 6일이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기간이었다는 점에서 노웅래 최고위원의 발언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민감한 시기에 여당 고위관계자가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BTS의 병역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이유는 방탄소년단이 이룬 업적이 병역 특례 기준에 해당하는 업적과 비교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노 최고위원의 말대로 멤버들이 앞으로 일으킬 '경제 파급 효과'의 감소도 아쉬운 이유입니다. 



물론, 병역 의무에 차등을 두는 것이 군대에 가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대다수 평범한 청년들에게 자괴감을 줄 수 있고, 국민 통합과 국방력 강화를 저해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논리라면 지금의 병역 특례 제도를 좀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 제도로 변화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방탄소년단 병역특례 문제 함구령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방탄소년단(BTS) 병역특례 문제와 관련해 함구령을 내렸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방탄소년단 병역 문제를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하는 건 국민들이 보기에 편치 못하고, 본인들도 원하는일이 아니니 이제는 서로 말을 아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국민께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본인들이 굳이 원하지 않는데 정치권에서 먼저 말을 꺼내는 것이 어떨까 싶은 조심스러운 생각이다. 만약 방탄소년단이 군대에 간다면 거기서도 활동을 통해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인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역할을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