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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에 아낌없는 중국, 무엇을 얻게될까

테슬라에 아낌없는 중국, 무엇을 얻게될까



중국 시장 얕봤던 테슬라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입니다. 2020년 약 120만대의 전기차가 팔렸습니다. 전세계 전기차 총 판매량의 40%를 넘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된 데는 중국정부의 노력이 컸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다양한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제공해 전기차 시장을 확대했습니다. 또 많은 대도시들은 내연기관차를 사려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며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하이에서 내연기관차를 구입해 번호판을 붙이려면 경매를 통해 낙찰받아야 합니다. 현재 가격은 약 1만4000달러 정도입니다. 반면 전기자동차 번호판은 무료로 제공됩니다.


몇년 전만 해도 테슬라의 인기는 대단하지 않았습니다. 2015년 테슬라는 중국에서 약 3700대를 팔았습니다. 당시 전기차 선두는 지리자동차 즈더우로, 같은해 약 3만3000대가 팔렸습니다. 테슬라는 초기 값비싼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2014년 첫번째 세단 모델S를 팔면서 중국 소비자들을 얕봤습니다. 테슬라 설계자들은 중국인들이 운전사를 고용할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주인이 타야 할 뒷자석이 좁고 불편했습니다. 차량에 탑재된 소프트웨어에도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누락했습니다. 또 전기차를 충전하려면 테슬라 전용 충전기에 가야 했습니다. 중국 국가표준 충전기와 호환되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팔린 모든 테슬라 전기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중국정부가 제공하는 전기차 보조금은 일반적으로 수입자동차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비야디와 베이징자동차 등 중국 제조업체들은 보조금 혜택을 많이 받았습니다. 구매 보조금을 받고 나면 중거리 전기차를 2만달러 이하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 중국에 대한 테슬라의 지향점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3월 중국 유력 기술기업 텐센트가 테슬라 지분 5%를 매입했습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텐센트는 테슬라의 투자자이자 자문역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텐센트가 어떤 자문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텐센트의 지분 인수는 테슬라가 중국의 속내 깊숙이 진입하는 신호로 보였습니다. 테슬라는 또 중국 기준 전기차 충전기와 호환을 허용하는 등 초기 문제 일부를 고치려 노력했습니다.


테슬라는 눈에 띄지 않게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공장부지를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상하이가 유력 후보지였습니다.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가장 외향적인 도시이자, 테슬라 아태본부장 로빈 렌의 고향이기도 했습니다.



중국 도시들은 외자유치에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게다가 머스크는 미국에서부터 지자체 경쟁을 불붙이는 데 일가견이 있었습니다. 미국 네바다주 리노시 근처 기가팩토리 건설이나 텍사스주 남쪽 스페이스X 로켓 발사장 건설과 관련해 ‘밀당’을 하며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최대한의 혜택을 끌어낸 바 있습니다.


중국 여러 도시 단체장들과 논의를 하며 테슬라는 협상불가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중국법인에 대해 100% 지분을 갖겠다는 것. 이유로는 지적재산권과 브랜드 보호를 내세웠습니다. 중국이든 다른 나라든 그 어떤 주체도 테슬라 중국법인의 주식을 단 한주도 가져갈 수 없다는 조건이었습니다.


테슬라 통해 전기차 생태계 업그레이드

중국은 테슬라로부터 무엇을 얻을까요. 자동차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생태계의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테슬라와 경쟁하는 중국 차업계는 품질 개선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정부는 수년 전부터 점진적으로 전기차 인센티브와 보조금을 줄이고 있습니다. 한때 500개에 달했던 전기차업체를 솎아내 업계를 효율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입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테슬라처럼 고급품질의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또 중국 협력업체들의 몸값을 올리고 있습니다. 테슬라 전기차에 배터리팩을 공급하는 닝더스다이(CATL)의 주가는 지난해 3배 올랐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이 약 1400억달러에 달합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인 스캇 케네디는 "중국은 테슬라를 통해 선진 공급망을 개발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마트폰 산업계가 선례입니다다. 아이폰은 중국에서 조립됩니다. 수많은 중국 협력업체들이 큰 혜택을 봤습니다. 애플은 여전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이익을 거두지만 동시에 화웨이나 오포, 비보와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힘을 키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이는 미국기업들의 경계심을 자극했습니다. 케네디 연구원은 "한편으로 매우 효율적인 제조업 공급망과 거대한 소비시장에 접근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잠재적으로 경쟁을 벌일 기업들을 키우는 결과를 낸다"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나 테슬라가 중국 경쟁업체 때문에 망하게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이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테슬라는 지속적으로 상하이 제조 모델3의 가격을 인하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테슬라는 최근 투자자 발표에서 "중국 프리미엄 중형 세단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차"라고 강조했습니다.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에서 제조한 모델3을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이 테슬라 생산량을 전부 흡수하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반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더 나은 제품을 위해, 보다 정교한 기술을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샤오펑'으로,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15억달러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전기차 '니오'는 현재 제너럴모터스(GM)보다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입니다.


미국정부, 언제까지 두고볼까

테슬라의 보다 직접적인 타격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올 수 있습니다. 곧 취임할 조 바이든 당선자는 원래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한 정치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논조가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깡패'라 부르는가 하면, '중국이 룰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장담했습니다. 상원 원내대표로 유력한 민주당 척 슈머 의원도 비슷한 견해입니다. 트럼프 이후 공화당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톰 코튼과 벤 새스 상원의원 역시 중국 문제에 관해선 트럼프만큼 매파적입니다.



현재 중국기업에 대한 미국정부의 기술통제 초점은 자동차가 아닌, 반도체에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최고급 센서와 인공지능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중입니다. 미국정부의 제한이 자동차로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테슬라 CEO 머스크는 스페이스X로 미 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워싱턴 정치권이 머스크에게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을 강요할 수도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그런 상황이 전개된다면, 현재 테슬라가 누리는 중국정부와의 밀월은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