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백신 전쟁...빈수레 요란한 중국
7200여만명의 확진자와 164만여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 기나긴 터널 끝 빛은 코로나19 백신입니다. 하지만 국가별로 갇혀있는 터널의 길이는 다릅니다.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은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중국, 러시아 등도 자체 백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국은 첫 백신 접종시기를 앞당긴다지만 여전히 내년 1분기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죠. 백신 확보 글로벌전쟁에서 각국의 위치는 어디쯤일까요.
중국 사스 교훈 먹혔나? 백신 개발 속도전 14개, 임상 막바지 5개
코로나19(COVD-19)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접종 모든 분야에서 속도와 규모 만큼은 다른 나라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유럽 등 서구권 국가들에 비해 백신 개발 정보공개가 투명하지 않아 국제적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중국은 17일 현재 시노팜(중국의약그룹)·시노백 등 다섯 가지 백신에 대해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시노팜은 중국의 국영제약사입니다. 이 회사는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할때인 지난 2월부터 우한과 베이징의 연구서에서 각각 불활성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왔습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정중웨이(鄭忠偉) 주임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중국의 백신 개발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안전성과 효능, 저렴한 가격에 주안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주임은 "중국은 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현재 5종류의 백신의 임상3상 시험이 끝나가고 있다고 낙관했습니다. 이를 제외하고도 현재 임상중인 백신은 9개나 됩니다.
중국은 과감한 임상시험을 통해 빠르게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상3상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벌써 100만명 가량이 시노팜의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만 시노백과 시노팜의 백신은 옛날 백신기술로 평가되는 불활성화 백신입니다. 이를 감안 중국 군사과학원 산하의 캔시노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연간 6억도즈 생산시설확보...총 16억도즈로 증설 중
중국은 코로나19의 연내 보급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같은 계획은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특히 백신기업들이 백신의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조만간 대규모 접종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중국 백신업체들은 앞다퉈 백신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중국 제약업체 시노팜의 계열사인 중국생물(CNBG)은 내년까지 연간 10억회 접종분의 코로나10 백신 생산능력을 갖추겠단 계획입니다. 이 회사는 현재 연간 3억회 접종분의 백신 생산능략을 갖추고 있으며, 추가 생산을 위한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중국 백신업체 시노백은 코로나19 백신 생산능력을 연 3억회에서 6억회로 늘리기 위해 생산시설 증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두 회사만 해도 연간 16억회의 백신 접종이 가능합니다.
일반 대규모 접종에 앞서 몸풀기 격인 긴급사용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30억명(연인원 기준)이 이동하는 내년 2월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전에 중국이 자국 의료진과 경찰 등 주요 인력 5000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시노팜과 시노백으로 부터 받은 백신 1억도즈(1회 접종량)를 총 5000만명에게 접종키로 했는데 접종 대상은 고위험군과 의료진, 경찰, 소방관, 세관관리, 운송업자, 장례업자, 방역노동자, 해외 유학·취업자 등입니다.
중국 당국은 인구 이동이 많은 춘절 연휴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올해 춘절 직전엔 우한(武漢)을 봉쇄한 바 있습니다.
"수백만명 접종 부작용 없다" 주장 불구 임상중단도...신뢰도 여전히 낮아
중국 지방정부도 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쓰촨(四川)성과 저장(浙江)성 장쑤(江蘇)성이 1회 접종비 200위안(약 3만4000원)에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쓰촨은 12개 유형의 고위험군 200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시작했으며 올해 말까지는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일반 시민에게도 다음 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나는 내년 2월 12일부터 접종을 할 계획입니다.
시노팜과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은 중국 정부로부터 긴급 사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백신개발 과정이 불투명한 것은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중국의 시노팜과 시노백은 관련 당국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태지만 외부엔 임상시험 결과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관련자들의 입을 빌어 부작용 없이 완벽하게 백신이 개발되고 있단 사실만 흘리고 있습니다.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11월 브라질에서 부작용을 일으켜 임상시험이 일시 중단된 바 있습니다. 시노팜 백신의 경우 페루에서 임상시험자 1명에게 원인 모를 팔 마비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시노팜의 주요 임상지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9일 시노팜 백신의 예방효과가 86%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효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상태입니다. 최근엔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고도 코로나19에 집단감염이 벌어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백신확보 국가별 격차 극심...'美·中' 대립 속 백신동맹 생기나
일부 부유한 국가들이 내년 말까지 풀릴 코로나19 백신을 싹쓸이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가별 백신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G2로 불리기도 했던 미국과 중국의 대립처럼 백신의 효능에 따라 백신을 중심으로 새로운 동맹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부국들이 인구 대비 몇 배에 달하는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데 반해 빈국들은 내년 말이 돼도 많아야 인구의 20% 정도만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듀크 대학과 에어피니티 등이 수집한 백신 계약을 분석한 결과 여러 백신 후보들에 투자한 유럽연합(EU)은 인구 대비 2배, 미국과 영국은 4배 이상, 캐나다는 6배 이상의 물량을 '입도선매'했습니다. 앤드리아 테일러 듀크대 연구원은 "일부 고소득 국가들이 앞줄을 모조리 싹쓸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백신 5개에 대한 연구와 개발, 제조 지원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백신업체에 물량 압박을 했다고 NYT는 보도했습니다. 지원 조건은 생산 물량 접근에 대한 우선권이었습니다. 다른 부국들도 거래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옵션을 더해 대규모 선주문 대열에 가세했습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화이자에서 5억 회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옵션으로 일단 1억 회분, 모더나에서는 2억 회분을 확보한 데 이어 3억 회분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에서도 8억1000회분을 선주문했습니다.
영국도 이들 업체에 3억5700만 회분을 요청한 상태고, 1억5200만 회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옵션을 걸어뒀습니다. EU는 이들 회사와 독일 큐어백으로부터 13억 회분을 확보했고 6억6000만 회분을 더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반면 대다수 개발도상국엔 확보로 가는 길이 더 멉니다.
일부 제조업체들이 물량 목표를 낮추고 있어 많은 저소득 국가들이 2024년 전까지 자국 인구 전체에 접종할만큼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가동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성공적으로 10억 회분을 확보하더라도 이는 빈국 인구의 20%도 접종하기 부족한 분량입니다.
백신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부유국들에 대해 백신 물량을 공유하라는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코백스는 호주와 영국, 캐나다, EU에 빈국들이 물량을 아예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자국 물량을 순차적으로 받으라고 권고했습니다.
존 응켄가송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도 "일부 국가는 필요로 하는 양보다 서너 배, 다섯 배 분량을 확보했다"면서 이를 아프리카 빈국과 나누면 더 많은 사람들을 보호할 백신 접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응켄가송 소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개 내년 2분기 이후에나 백신을 볼 수 있을 전망인데 집단 면역을 위해선 인구 60% 이상이 접종해야 해 코백스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서방에서만 노력한다 해서 퇴치할 수 없는 만큼 유엔이 공공재인 백신을 공평하게 배급할 수 있는 특별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부유국들이 백신 여분을 기부해도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이 내년 말까지는 필요로 하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습니다. 자연적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경우가 생기면 백신 수요가 줄어 2022년 후반에는 충분한 공급이 이뤄질 거란 관측도 있으나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일본 제약사 안제스 창업자이자 오사카대 교수인 모리시타 류이치는 "백신을 전략 물자로 보는 관점에서 지금 새로운 백신 동맹이 생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중국 백신에 개발도상국이 줄을 서고, 미국 백신에는 선진국들이 뛰어든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분간은 서로 다른 백신을 맞은 나라끼리 더 분열되는 상황을 빚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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