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치가 국제표준 됐다? "종주국 한국의 굴욕"
중국이 주도하는 김치산업 국제표준이 지난 24일 정식으로 탄생했다고 중국 환구시보가 중국 시장의 감독관리 사항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중국시장감관보'의 지난 26일 보도를 인용해 28일 전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이번 김치산업 국제표준은 중국이 주도해 제정한 것으로, 쓰촨성 메이산시 시장감독관리국이 책임지고 이끌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틀 속에서 김치산업의 6개 식품 표준을 제정했다고 말했습니다.
ISO는 각종 분야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국제적 교류를 용이하게 하고 상호 협력을 증진하는 걸 목적으로 하며 관방 기구는 아닙니다. 1946년 설립돼 현재 165개의 회원국이 있으며 중국은 ISO의 상임이사국입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은 국내 김치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쓰촨성 메이산시의 주도로, 지난 2017년 4월 김치산업의 국제표준 제정 작업 추진에 나섰습니다. 이 작업은 중국 국가표준위원회와 중국표준화연구원, 중국식품발효공업연구원의 협력이 따랐습니다.
2019년 3월엔 중국과 터키, 세르비아, 인도, 이란 등 5개 회원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김치 국제표준 항목을 안건으로 채택했고, 3개월 후인 6원엔 ISO 식품제품기술위원회의 과일과 채소 및 파생 제품 분과위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정식 안건이 됐습니다.
이후 1년여 동안 제안 단계(NP) → 위원회 초안 단계(CD) → 초안의 의견을 구하는 단계 (DIS) → 비준 단계(FDIS) 등 여러 단계에서 투표와 각 회원국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한 끝에 'ISO 24220 김치(염장발효야채) 규범과 시험방법 국제표준'이 형성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4일 이 국제표준이 ISO에서 2개월에 걸친 투표 끝에 최종적으로 인가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환구시보는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중국의 김치산업이 국제 김치시장에서의 기준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중국이 김치산업에 대한 기술표준이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김치생산의 일부 표준 계수가 김치산업의 국제 표준의 일부분이 되고 김치업계는 이 같은 표준에 따라 김치를 생산하게 된다고도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중국 김치가 국제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이 크게 향상돼 중국의 김치산업이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환구시보는 한 가지 주목할 건 '김치 종주국'을 자부하는 한국의 전문가가 표준 제정에 참여하지 않은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환구시보는 그러면서 지난 2017년 한국의 김치무역은 수입이 수출의 10배나 되는 등 한국은 김치 적자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이 소비하는 김치 중 35% 를 수입에 의존하는 데 수입 김치의 99%가 중국산이라고 말했습니다.
환구시보는 당시 한국 언론이 이 같은 현실을 두고 "김치 종주국의 굴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환구시보는 특히 이날 '중국 주도로 김치산업 국제표준 제정, 한국 언론 폭발 : 김치 종주국 굴욕'이라고 제목을 뽑아 한국을 자극하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또 한국은 2018년 '김치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16년 당시 65% 수준인 김치 자급률을 2022년까지는 70%로 끌어올리는 등 가격과 품질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으나, 최근 배추가격이 지난해 비해 40%가 뛰며 곤란한 상황에 빠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오히려 원활한 김치 공급을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김치 공급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어 중국산 수입 김치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4%나 오른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우기는 중국이 꼭 읽어야 할 '김치 국제표준'의 진실
중국이 자국 김치 제조법을 국제표준화기구(ISO) 규정에 맞춰 제정하면서 "종주국 대한민국의 굴욕"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이 역시 중국의 과장된 억지 주장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 측 입장에는 명확한 오류가 존재합니다. 이번에 제정된 ISO 안건 문서에는 김치(Kimchi)가 아닌 중국 쓰촨의 염장 채소를 일컫는 파오차이(paocai) 관련 사항이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도 분명히 명시돼 있습니다.
김치와 파오차이는 만드는 방법부터 모양, 섭취 시 얻을 수 있는 영양소까지 다릅니다. 파오차이는 배추나 무를 소금물에 절인 뒤 고온에서 끓여 식힌 바이주, 산초, 팔각, 매운 고추, 생강, 설탕 등의 혼합물을 부어 절여뒀다가 2~3일 후 먹습니다. 유산균이 거의 없어 김치보다는 피클에 가깝습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설명자료에 따르면 한국 김치에 관한 식품 규격은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이미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중국이 다시 불붙인 '원조' 논란은 이미 19년전 끝난 사안인 것입니다. 심지어 중국이 파오차이 국제표준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한참 뒤인 지난해 6월부터입니다.
CODEX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AC)의 공식 국제 식품 규격입니다. 여기에서 인정받으면 각국에서 식품을 관리할 때 일종의 지침으로 적용할 것을 권장하며 최근에는 국제 간 공통 적용되는 식품 규정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 김치가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얻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반면 ISO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국제 교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1947년 만들어졌지만 공식 관습 기구는 아닙니다. 게다가 중국은 ISO 상임이사국입니다. 만약 진짜 김치의 국제 표준을 정하는 과정이었다면 중국의 말대로 '김치 종주국'인 한국이 참여하지 않았을 이유가 없습니다.
현지 식품업계 전문가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중국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배제된 상태에서 제정된 김치의 표준이 얼마나 공신력을 얻겠느냐"고 반문했고 또 다른 식품 전문가 역시 "쓰촨 김치는 염장 채소이긴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 김치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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