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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중재' 언급 시작한 중국, 진짜 속내는?

 러·우크라 '중재' 언급 시작한 중국, 진짜 속내는?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 제재를 놓고 ‘중재’와 관련된 언급을 시작했습니다. 당사자끼리 대화를 강조했던 그간 행보와는 대조됩니다. 제재 불참에 대한 외부비판 상쇄나 앞선 중재 국가와 주도권 경쟁이 속내에 깔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만 중국이 실제 중재자로 나설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양회(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4대 명제를 제시하면서 “필요할 때 국사사회와 협력해 필요한 조정을 수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긴박할수록 평화회담은 멈출 수 없고 이견이 커질수록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게 중국 측 입장”이라며 “중국은 계속 대화를 화해를 촉구하긴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중재와 관련된 발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원인을 북서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에서 찾았고 서방의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밝혀왔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겉으론 중립적 형태를 취하면서도 러시아편에서 줄타기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태도 변화로도 볼 수 있는 왕 부장의 기자회견은 이 같은 국제사회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왕 부장은 다른 답변에선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유럽에 대해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했습니다. 그는 “유럽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안정적이고 견고해서 일시적인 사건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터키 등이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국가로 떠오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 역시 나옵니다. 만약 중재가 내 전쟁 중단으로 이어지면 ‘공’은 이들 국가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중국은 서방을 등진 채 러시아와 준동맹 국가로만 남게 되고 갈등이 봉합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왕 부장의 중재 발언에 ‘국제사회’를 넣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황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을 시도했다는 명분이 될 수 있습니다.

 


왕 부장은 현 상황에서 긴급한 것은 제재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같은 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와 통화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제재 격상은 상황을 복잡하게 확대할 수 있다”면서 “급한 것은 국제사회가 협력해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국제사회와 논의 과정에서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 완화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할 가능성으로 연결됩니다. 이럴 경우 러시아 입장에선 서방 제재에서 숨통이 트일 수 있습니다.

다만 왕 부장의 이날 언급 자체가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할지를 명확히 하는데 부족하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중국 정부 고문인 스민훙 인민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PM)에 “중국에 대한 서방의 압력이 커진다 해도 결국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중국의 입장은 바뀔 것 같지 않다”면서 “스스로 주도하지 않고 평화를 증진하는데 국제사회와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역시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분쟁 초기 중재에 직접 관여할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습니다.

반면 미 CNBC는 7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명 경제학자인 스티븐 로치 예일 경영대 석좌교수를 인용,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에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한 명 뿐”이라면서 “지금 중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평화협정을 중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