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보다 文대통령에게 먼저 전화한 이유?
中 요청으로 文대통령과 통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밤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조만간 통화를 할 예정인 가운데, 시 주석이 먼저 문 대통령과 통화한 것입니다.
이번 정상 통화는 중국 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졌고, 미중 갈등 속 인도·태평양 지역 '린치핀'인 한국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려는 목적의 통화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27일 "이번 통화는 신년 인사차 추진됐다"면서 "중국은 곧 춘절(春節)이고, 우리는 설 연휴"라고 설명했습니다.
日, CPTPP 中 가입에 부정적…시진핑 "한국과 소통"
청와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26일) 밤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관련해 "한국과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CPTPP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이 주도해 추진하던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탈퇴해 일본·호주 등 11개국으로 출범했습니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TPP 견제를 위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했고, 지난해 11월 출범했습니다.
그런데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당선된 후인 지난해 11월20일, APEC 정상회의에서 "CPTPP 가입 구상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이 CPTPP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 뒤인 지난해 12월 8일 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공식화했습니다. 현재 CPTPP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은 중국의 가입에 부정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놓고 "소통하자"고 말한 것입니다.
또 시 주석은 "비핵화 실현은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며 적극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을 대전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한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개선되기보다는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에 지지를 표한 것입니다. 또 "남북·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시진핑, WEF서 美 향해 "작은 파벌 만들지 말라"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국의 대중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과 통화하기 하루 전인 지난 25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작은 파벌을 만들거나 새로운 냉전을 시작하고, 다른 이들을 거부하고, 위협하는 건 세상을 분열로 몰아넣을 뿐"이라며 "대립은 막다른 골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작은 파벌'은 미국이 동맹과 함께 형성하려고 하는 반중전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중국은 지금 우리의 안보와 번영, 가치에 중대한 방식으로 도전하고 있고 이는 미국의 새로운 접근을 요구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정한 전략적 인내를 가지고 접근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대중관계 설명에 등장한 것입니다. 또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전선에서 중국의 경제적 월권을 중단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그렇게 할 가장 효율적 방법은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3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통화에서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 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린치핀·linchpin)이자 미국과 민주주의·법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개념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들이 중국을 견제하는 의도가 포함돼 있습니다.
반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같은 관측에 대해, "한중 양국은 양 정상이 신년 인사와 함께 2021~2022년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교환하는 방안을 작년부터 협의해 왔다"며 "조율 끝에 통화가 성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시 주석과 문 대통령의 통화 소식을 전하면서, 청와대 발표와 달리 시 주석의 방한이나 북한 문제 관련 대화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양 정상간 온도차가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통화는) 매우 좋은 분위기였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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