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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 '잃어버린 4년'...다시 열린 중국 수출길 '꽃길'될까?

한국 게임, '잃어버린 4년'...다시 열린 중국 수출길 '꽃길'될까?

 

 

국내 중견 게임사 컴투스가 간판게임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워)'로 중국 외자 판호를 발급 받으면서 거대 시장인 중국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 이후 4년여 만의 일대 변화라 업계의 기대감이 더합니다.

 

하지만 '잃어버린 4년' 동안 중국 게임 업계가 'K-게임'에 견줄 만큼 자생력을 키운 상황이라 이번 판호 발급을 계기로 중국 특수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19년 외자판호 재개, 이번엔 국내 기업도 외자판호 대열...내년엔?

중국은 지난 4년여간 국내 게임에 단 한건의 판호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중국 시장은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1위이며 게이머들의 '충성도'도 높은 시장입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 등이 매우 활성화돼 있고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이나 캐주얼게임에 대한 선호도도 높습니다. 이에 따라 2016년까지 중국 시장내 한국 게임사들의 성장세가 급증하고 있었고 이에 따른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이같은 '게임한류'에 대한 경계가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사들의 외자판호를 중단했고, 이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은 10조원가량의 '기대수익'을 잃게 됐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 수출비중이 높았던 웹젠과 위메이드 등은 한한령이 내려진 이후 현재까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게임 외자판호 발급 중지 조치는 비단 사드 보복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 게임 한류로부터 자국 시장과 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도 이 때문에 나옵니다.

 

 

 

자생력 키운 중국 게임, 지난해 대(對)한국 게임 수출 2조원 달해

실제로 중국이 판호를 규제한 지난 4년간 중국 게임 산업은 급성장했습니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 한국 게임 수출 규모는 2조원에 달합니다.

 

그간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는 '시그널'은 감지돼왔습니다.

 

비단 이번 외자판호 허가 외에도 중국 정부는 지난 2019년 NHN에 대해 외자판호를 발급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경우 NHN은 일본 법인으로 등록돼 있어 엄밀히 말해 국내 게임사에는 판호를 주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계 기업으로 외자판호를 받은 사례가 돼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후 1년반만에 이번엔 정식으로 한국 게임사가 중국 시장 내 외자판호 허가를 받은 것입니다.

 

또 NHN에 앞서 국내 게임사인 팩토리얼게임즈가 개발한 '로스트킹덤'의 지적재산권(IP)으로 개발한 중국 모바일게임이 내자판호를 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다음 타자는 엔씨·넷마블?...판호 대기중인 기업들 기대 커지지만

현재 판호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굵직한 게임사들은 적지 않습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음사막', 엠게임 '진열혈강호'등입니다. 이들 기업은 이번에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한 이후 첫 외자판호 발급이 나오면서 앞으로 중국 시장 수출 물꼬가 트일지 촉각을 곤두세오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하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여러가지 '매듭'을 푸는 과정에서 판호도 전면 개방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입니다.

 

 

문제는 중국 수출길이 열렸다고 해도 한국게임이 과거처럼 중국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입니다. 한국게임이 없는 중국에서 현지 게임사들이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높인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PC게임의 경우는 중국 게임들이 오히려 한국으로 밀고 들어오는 설정입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도 매출 중위권을 형성하는 것은 중국산 게임들입니다.

 

판호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등은 이미 출시된지 오래된 게임들이어서 당장 중국에 수출해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통째로 베낀 게임들이 이미 중국에서 판치고 있기도 합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한국 입장에선 기회의 여지가 넓어졌지만 중국 게임 퀄리티가 그만큼 높아졌다"며 하나의 판호가 허가됐다고 한국을 상대로 판호가 줄줄이 허가될 거라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5G 증강현실(AR) 게임이나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 등으로 중국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한국한 IP에 대한 가치는 여전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새로운 플랫폼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임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의 5G 콘텐츠는 중국에서도 큰 관심사"라며 "한국산 IP 인기는 여전하므로 이를 활용한 엔터형 게임, 한류 VR게임 등으로 중국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한국 게임의 경쟁력이 월등했지만 이제는 중국 게임들이 자국 내에서도 자리를 잡았고 심지어 한국 게임시장 장악력도 높였기 때문에 이번에 판호를 허가했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이제 중국시장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면 거대 자본과 시장 경쟁력까지 갖춘 중국 게임사와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3년 전과 같이 시장 공략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